일상

오늘의 잡담

살랑이는봄밤 2014. 6. 2. 17:18

 

1.

마루야마 겐지의 <달에 울다>를 읽고,

같은 언어로 엉성한 삼베옷을 직조하는 나와 최상급 비단을 직조하는 장인의 격차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분하기 보다 멍하다.

마르케스의 글을 읽고 충격에 빠져 "나는 앞으로 뭘 쓰라고!" 라며 좌절했다던 쌤의 말이 십분 이해가 간다.

 

 

2.

온전히 쉬는 날이 하루도 없이, 바쁘게 돌아다녀야 하는 삶에 지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소설에 경이로움을 느낄 때면

내가 그래도 공부 하나는 꾸준히 하길 잘했지 싶다.

 

마루야마 겐지도, 마르케스도, 보르헤스도 공부를 지속하지 않았다면

내 까막눈으로 그 살결을 어디 제대로나 훑어 봤을까.

 

 

3.

현재 내 인생의 책 리스트업을 해보자면

1) 마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2)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3) 베티 스미스 <나를 있게 한 모든 것들>

4) 김연수 <사월의 미, 칠월의 솔 中 동명 단편>

5) 김연수 <세계의 끝 여자친구 中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

6) 권여선 <분홍 리본의 시절>

7) 권여선 <이상문학상 수상작 - 밤이여 나뉘어라>

8) 야마모토 후미오 <러브홀릭>

 

더 찾아봐야지.

너무 목록이 빈약해서 슬프다.

이십대 초중반에 읽었던 책은.. 거의 전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