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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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이는봄밤 2008. 12. 19. 00:33


어떤 이가 분노한다
저 이는 너와 같지 않다
너와 꼭 같기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 냉정함이 나는 섭섭하다


나는 설명한다
사람마다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모든 이가 나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수긍하는 눈빛을 보며 속으로 뇌까려본다
나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썩은 내 나는 진심을 숨기기에 급급한 내가 
각자의 같고 다름을 어찌 이해하겠는가
나는 인격자가 못된다


나도 화낼줄 아는 인간이다
다만 화를 내지 않을 뿐이다
억눌린 분노는 작은 자극에도 악을 쓸 준비를 하고 있는데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며

자제하지 못했을 때 튀어나올지 모르는 그 천박함이 싫기 때문이다


입을 열었을 때의 시원함과
입을 닫을 때의 안락함 사이에서 늘 갈등하지만
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언제나 화는 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착한 사람'이라는 덫에 발이 묶여
옴싹달싹 못하는 그 답답한 심정을 알기 때문에
나는 나를 죽이면서도
남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