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그만둘 때 사장님께 썼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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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께


이 회사에 들어와 사장님께 월급을 받은 지도 어느 덧 이 년이 다 되어 갑니다.

어느날엔가 그랬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하는 은경씨에게 ‘한 오 년간 같이 일하면서 좋은 모습 보고 싶었는데 벌써 그만둔다니 참 아쉽다.’고 하신 말씀을요. 그 말씀을 들었을 때 속으로 참 기뻤습니다. 이 분의 인생 계획에 우리도 함께 하자고 하신거구나, 내가 영 쓸모없는 존재만은 아닌가보다 싶어 좋았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두 번 해고당한 뒤로는, 실수를 하면 해고 통보를 받는 게 아닌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경영 악화는 어쩔 수가 없네요.


사장님 

그래도 저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갑니다.

16년의 회사 생활을 더듬어 볼때, 일에 원칙을 가지고 하나하나 꼼꼼히 짚어주시는 분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눈물이 쑥 빠지게 호되게 혼날 때는 속상하기도 했지만, 기꺼이 따르겠다고 마음 먹었던 건 그 원칙이 (사장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대로) 이치에 맞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모자라고, 실수도 종종 해서 사장님을 언짢게 해드린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거두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덕으로 지금껏 부모님 봉양하고 이년 여 남짓한 시간동안 정말 잘 지냈습니다.

 


긴 겨울, 건강 잘 챙기시고요,

회사가 다시 일어나 발전하는 모습을 멀리서 응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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