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이라고 생각했다
팔 개월 간 날품팔이를 하면서 온갖 업종을 전전하며 또라이들을 겪은 이유가
여길 오기 위해서였나 싶을 만큼
나는 이 회사가 썩 마음에 들었다
대화로 업무를 진행하고 믿고 맡겨주시는 대표님에, 세련된 업종에, 친절한 사람들에, 과도하지 않은 업무까지
아니다, 업무는 과다하지만 그건 어찌됐든 상관 없으니 빼자,
무튼 여기가 내 평생 직장은 아닐지라도 몇 년 적을 두며 열정을 쏟을만 하겠구나, 생각했다
야근 수당 따위 없어도 우리는 소수 정예요원! 이 회사를 끌고 가는 숨은 조력자!
이런 마음으로 으쌰으쌰 새벽까지 야근도 하고
주말에도 기꺼이 나와 일을 하고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소통을 하고 막히는 일이 있으면 풀어 보려고 애썼다
그렇게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얘기를 듣다 보니 알지 않아도 좋을 것들을 알게 되었다
이 정도 경력 쯤 되면 그냥 저절로 알아지는 것들이 있는데
이번엔 그걸 감안하고서도 좀 빨랐다
회사 생활은 실력보다 줄이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인정을 받는게 아니라 호구가 된다는 것을,
열정은 착취로 결론이 난다는 것을
나는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요즘.. 좀 나이브하다
도피처에 천국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