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철저하게 남자의 입장에서 만든 영화다.

그러니 보통 여자가 보면 반응이 썩 좋지 않을 수 밖에.

왜냐, 여자 입장에서 구주월은 찌질이 그 자체니까.

 

 

사랑한대서 받아줬더니 나를 잡힌 물고기 취급해?

 

과거의 똥차들을 떠올리며 부르르 분노에 떨거나 혹은 떨떠름한 기억에 못마땅했을 그녀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니 뭐 그렇다 치자.  

모든 남자들을 싸그리 매도하는거냐며 파르르 치를 떠는 남자들 말도 일리가 있으니 화 낼 수도 있겠다 치자.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가 내 마음에 쏙 든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니까 ;)

 

 

 

자신의 머릿속에서 백점 만점으로 시작한 연애니 만날수록 점수가 깎일 수 밖에 없는 건 당연지사겠지.

이래서 모태솔로 혹은 연애 별로 못해본 사람은 피곤한거다.

이놈 저놈 만나가며 헛발질도 하고 똥차도 만나보고 그러면서 연애 별거 없구나, 사람 다 똑같구나 깨닫기도 하고

세상에 백프로의 여학생은 하루키나 만나는 거구나 하며 수긍의 단계를 맞춰가는 스텝을 밟아야하는데

이건 뭐 연애를 못해본 사람일수록 기대치만 높아져서 연애에 환상만 치덕치덕 붙여가니 연애관이 제대로일 수가 없는 거다.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기에 순간에 충실한 여자와

자신이 만든 환상이 깨지는 걸 용납할 수 없는 남자의 스텝이 맞을 수는 없는 거지.

 

 

주월씨도 언젠간 내가 지겨워지겠지?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거야.

괜찮아 영원한게 어디 있겠어?

(...) 지금 내 앞에 널 데려다놓으려고 그 이전에 모든 상황들이 있었던거야. 널 여기까지 데리고 온 그 많은 순간들을 난 사랑해.

고마워 이 순간만의 진심이어도.

 

  

 

이 재밌는 영화를 남 말만 듣고(친구가 보고 왔는데 별로라고 하던 그 표정이 썩어서-_-) 여지껏 안본게 후회스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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