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지 않고 늦게까지 앉아있다가 퇴근하는 길,
허전한 마음에 편의점에서 맥주를 샀다
나는 울적해서 저녁 대신 맥주나 마시려고 사왔는데, 식구들은 그걸 보고 신이 났다
하여간 신파를 코메디로 받는다 이 식구들은-_-;
오징어 굽고, 복숭아 자르고, 어찌어찌 식구 넷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맥주 잔을 든다
"이거 마시고 여름 잘 지내세요"
맥주 세 캔 나눠 마시면서 덕담까지 한다
얼씨구
오랫만에 맥주 반 캔 이상 마시니 아 여기가 어딘가 집인가 천국인가
오빠가 없으니 천국은 아니네
허전한 마음을 맥주로 달랬어요, 라고 쓰려던 참이었는데
눈물이 핑 돈다
큰일이다
맥주를 마시니 수도꼭지가 잘 잠궈지지가 않는다
맥주로 달래질 마음이 아니다
다섯 밤이니 참지, 다섯 달이면 보고싶은 마음이 지쳐서 멱살이라도 잡을 판이다
까무룩 잠이나 들었으면
잘자요 내사랑
꿈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