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오타루 갈때 오른쪽 좌석을 예매하면, 뜻하지 않게 이런 예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탁 트인 바다를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다.





오타루역 한 정거장 전인 미나미 오타루 역에서 내려서 슬슬 걸어가면 오타루를 대표하는 오르골 기념관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오르골관, 유리공예관, 음식점 등등을 구경하며 걷다가 운하를 보고 밥 먹고 돌아오는게 일반적인 코스.


 


이게 그 유명한 오르골관 본관과 그 앞에 있는 증기 시계탑이다.
코스만 죽어라 짰지 정작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턱이 없어서, 요 앞에서 오르골관이 어딨나 잠시 헤멨었다;





요건 오르골관 맞은편에 있는 교회? 성당?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물.
정시가 되면 오르골 벨이 울리는데 그 순간 이 마을은 동화의 나라가 된다.





오르골관 앞의 증기시계탑. 10분만 빨리 도착했으면 증기 내뿜는거 구경했을텐데 아쉽네.
정각 6시면 이 마을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는다. 그러니 빨리빨리 구경하고 운하쪽으로 가는게 오늘의 코스 완성에 도움이 되겠지?





오르골관의 내부. 2층에서 찍었는데 이거 세배는 더 크다.
노랗고 따뜻한 불빛이 사방에서 비추고, 오르골 음악이 잔잔하게 울려퍼지고, 환상의 나라에 발을 디디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특히 나에게 익숙한 눈의 꽃 오르골.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골라 오르골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잠시 오르골 전시회가 있었다.









오르골관에서 가장 사고싶었던 도자기 인형시리즈

한참을 침 질질 흘리며 빙빙 둘러보다가 마지막에 있는 애 데려왔다. 동생 선물로 곱게 바쳤더니 무척 좋아하더군. 흐흐흐.





아까 그 정체모를 건물 클로즈업.
시간이 많으면 들어가볼텐데..





북해도 한정판 키티 모음 수건(?)

연어알키티, 옥수수키티, 라벤다 키티 등등 웃긴거 되게 많다. 종류별로 사서 주변에 뿌릴까 하다가 너무 비싸서; 그냥 훗카이도 청사 키티 하나만 샀다.





상업의 나라답게 어딜가도 뭔 상징들이 이리도 많은지.
오타루의 상징은 부엉이랩니다. 부엉부엉.






캬하하하- 박용하 많이 출세했다.
큰 초밥집 진열장에 박용하 싸인이 턱하니 나와있더라.






화단의 아름다운 꽃.
이런거 가꾸는거 힘들지 않을까? 이런 소박한 멋이 부럽다.





완전 귀여워~~ >_<
유리공예관의 유리인형들. 오르골관에서 하도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더니 다른 가게에서도 찍어도 되는줄 착각해서 한 장 찍고 바로 제지당했다; 하긴, 작품 사진을 멋대로 찍는건 예의가 아니지.


저녁 6시가 되자 날은 완전히 저물었고, 여기저기서 가게 문 닫는 소리가 들리고, 인적이 점점 뜸해져서 서둘러 운하를 찾아갔다.







캬.. 사진으로 보던거랑 똑같다;
근데 왠지 보통 사람들이 많이 찍어오던 그 각도가 아닌것 같은데,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운하 옆의 어두컴컴한 길에서 사람들 목소리가 웅성웅성하게 들린다.

저기에 길이 있나 싶어 가보니 운하 옆으로 꽤 큰 길이 있고 어두울뿐이지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자고로 관광지에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구경거리가 있는 법. 한 무리가 지나가길래 냉큼 따라갔다.





오호~ 그렇지~ 이거야!
역시 사람은 눈치가 빨라야한다 호호호.
나는 운하의 저 끝 반대편에서 이쪽을 보고 있었던거였다.
이 방향이 제대로네~ 운하 야경미션 성공!

여기서 셀카를 찍고싶었는데 dslr로는 도저히 셀카가 안나오고, 소니 디카는 iso 기능이 거의 없어서 온통 깜깜하게만 나와서 안되겠더라. 아쉽지만 인증샷은 여기까지.


 


이 운하에 늘어서있는 창고는 대부분 이렇게 음식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혼자 밥 먹는거에 이젠 익숙하지만, 가족들끼리 오손도손 모여서 화목하게 먹는 식당에까지 가기엔 아직은 무리.





이게 오타루 주변을 순환하는 버스.
저렴한 가격에 관광지를 한눈에 파악하기 좋다. 나중에 다른 관광지에 가게 되면 이 버스도 동선에 짜 넣어야겠다.





오타루 시청이던가 뭐던가. 암튼 나라일에 쓰이는 건물이라네.

삿뽀로로 돌아오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어두운 밤에 홀로 호텔에 돌아가자니 기분이 묘하다.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향락의 스스키노 거리로 외출을 나갔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또 라멘요코초에 갔다. 이번엔 전날 고민하다가 밀려난 원조 라멘집 만류 라멘으로 결정. 돈코츠 라멘을 시켰더니 고기가 한가득 올려진 한눈에 봐도 늬끼한 라멘이 나온다.

보기와 틀리게 고기가 야들야들하고 감칠맛나는게 내 입맛에 딱이다-ㅠ-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었지만 워낙 라멘 양이 많아 2/3밖에 못먹었다. 싸들고 가서 내일 아침에 먹으면 딱 좋겠다 생각했지만 그건 진짜 진상인거고;





여기가 내가 이틀동안 저녁을 해결한 라멘요코초 골목. 그 아래 첫 집이 오늘 저녁에 갔던 만류 라멘.
일본 현지인들은 이곳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그저 그런 집이라고 혹평한다던데, 일단 내 입에 맞으면 그걸로 만고땡. 그러고보면 명동에 있는 수많은 외국인을 상대하는 식당들도 다 이런 이유로 장사가 되는게 아닐까.


라멘을 먹고, 스스키노의 거리를 걸으며 한가롭게 숙소로 돌아가는 길. 왠 할배가 마티즈 비슷한 차를 타고 옆에 슬슬 따라붙더니 헌팅을 한다. 처음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살짝 웃어주고 갈 길 가는데, 이 할배가 계속 따라오는거라. 그때서야 감을 잡았다. 말없이 인상 팍 쓰고 휙 뒤돌아 갔더니, 차로 빵빵 클랙션을 울리고 가버린다. 내가 할배랑 노느니 스스키노에 깔린 호스트들이랑 놀겠다!


호텔 옆에 공원이 있어 약간 외진 감이 있어서 안그래도 신경쓰였는데 할배가 제대로 웃겼다. 호텔 앞 편의점에서 맥주와, 약간의 안주와, 내일 아침에 먹을 샐러드를 사서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이 꽤 큰 편이다. 방으로 들어가는 길.







오예~ 오늘도 투 베드룸!
널찍하게 잘 쓰겠습니다~!







샤워 후 유카타 입고 한컷.
제대로 된 유카타는 여기 와서 처음 입어본다.
너무 길어서 아주 거치적거린다-_-;;

짐을 정리하고, 맥주를 마시고, 티비를 보며 일기를 쓴다.
하루하루가 평화롭고 흥미있다.
여행이란게 사람을 이렇게 변화시키는건가 스스로 놀라워하고 있다.
내일은 드디어 비에이에 자전거 타러 간다+_+

삿뽀로 맥주공장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낸 이유로 훗카이도 대학에서의 일정은 빠듯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그 다음 일정인 오타루 행 기차표를 예매했기 때문에 그것을 취소할 수도 없었고, 꿈에 그리던 훗카이도 대학을 일정에서 뺀다는 것 또한 상상도 할 수 없어서

나는 택시를 탔다.
열라 비쌌다. 직선으로 몇백미터 직진했는데 기본요금이 팍 올라가서 깜짝 놀랐다. 880엔 소요.





우리나라와 반대인 운전자 좌석.





드디어 훗카이도 대학 도착+_+ 대학 입구엔 무려 한글로 안내판이 있다.
덕분에 위치 파악이 쉽게 되어 꼭 봐야 할 포인트를 짚어내기 좋았다.













이게.. 이게 무슨 대학이란 말입니까..
생각보다 훨씬 크고 녹음이 짙은 캠퍼스의 모습에 할 말을 잃고 사진만 계속 찍어댔다. 월요일 오후라 학생들이 꽤 지나가고 있고, 그들의 모습을 찍는건 실례인것 같아 피해가며 조심조심 찍었다.





아주 오래전에 학교가 지어졌을때부터 건축되었다는 이 건물에서 실제로 학생들이 공부를 한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우리나라 같으면 유적 훼손한다고 난리쳤을텐데. (실제로 성균관대 학생들이 유서깊은 건물을 생활관인가 뭔가로 사용하다가 제지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다. 잘 보존하면서 실행활에 써도 괜찮을텐데 말이지)





낙엽이 우수수수 운치있다


]


다른 각도로 봐도 알흠답구나





나무 크기봐라.. 여기서 짱먹는다
올려다보다가 카메라 떨어뜨릴 뻔 했다.





완전 소중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빨간머리 앤이 처음 매튜 아저씨를 만나 집에 가던 길에, 샤랄라한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을 마차를 타고가며 새 집에 대한 환상을 품었던 그때부터 내게 이 가로수길은 꿈의 대상이었다.

마침 그 환상의 길을 걸어오며 화룡점정을 찍어주신 대학 관계자(멋대로 상상한다) 두분께 감사.





다시 봐도 멋지다. 가지런한 자전거들도 멋지다.
여긴 왜 이렇게 하나같이 멋진거야. 나뭇잎까지도.





훗카이도 대학의 역사를 말해주는 나무와 건물. 이 대학의 박물관으로 쓰인다는데 한눈에 봐도 건물의 중후함이 느껴진다.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ㅜㅜ





잘 정리된 자전거들. 학교가 크다보니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이분은 누구신가.
훗카이도 대학을 설립한 클라크 박사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다시 보니 아니다-_-;;;





이름모를 분의 흉상을 찍고 있는데 떽!구르르 하고 떨어진 요 도토리. 이렇게 딱 소리 나면서 떨어지는건 처음봐서 신기하다. 나무야, 나 먹으라고 떨궈준거니?





포플러 나무 길을 가리키는 표지판.
훗카이도 대학에 대한 로망을 완성시켜준 포플러 나무 길.. 드디어 보러 왔다!







근데..
포플러 나무 길이 맞긴 맞는데.. 왜 이렇게 빈약하니ㅡㅜ
실망감에 힘이 쭉 빠진다. 나무 좀 사서 가꿔놓고 그러지.. 태풍때 많이 뽑혀나갔다더니 복구 할 생각이 없나보다.





학교 안에 있는 연못.
연꽃이 곱게 피었다.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오리들이 꽤 많이 헤엄치고 있다.
평화로운 광경..

학교 구내식당이 맛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점심을 여기서 먹을까 했는데 맥주에 홀랑 넘어가서 괴기까지 섭취하셨으니 그건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다.





대학 후문의 은행나무 가로수길.
푸른 나무가 쫙 펼쳐져있는게 장관이다. 단풍들면 이 길이 그렇게 멋지단다.
내년에 단풍 들 때 또 와봐야겠다.

원래 크고 유서깊은 대학교에 환상이 많은 편이지만, 훗카이도 대학에 와보니 진정 이런곳에서 1년만이라도 공부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불쑥 생긴다.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공부에 대한 학구열을 불태우는 이곳 학생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지 알고 있을까?

조금 서글프고, 많이 부럽고, 그래도 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학교를 나섰다.


이제 나는 조성모가 온 국민의 마음속에 환상을 심어준 오타루로 간다.

아침이 밝았다.
전날 긴장하며 뛰어다닌 일 때문인지 몸이 찌뿌둥하다.
아침 일찍 훗카이도 대학에 가서 새벽 공기를 맡으려던 계획은 허공에 말없이 흩어지고.. 일단 민생고를 해결하러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고 1층에 있는 식당에 갔다.

평소엔 고급 고기 요릿집으로 쓰이는 듯한 곳이었는데 호텔 손님들을 대상으로 조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들이 많아서 아침에 먹기에 부담이 없었고, 일식 위주의 식단이라 역시나 설탕 집어넣은 계란말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입맛에 맞아서 맛있게 먹었다.

내가 왜 이곳에 3일 연박하지 않고 메뚜기처럼 하루 하루 숙박을 바꿨을까 땅을 치면서 짐을 싸고, 호텔에게 마음 속으로 깊은 애정을 보내며 체크 아웃을 했다.

오늘의 일정은 밤늦게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다음에 묵을 호텔에 미리 짐을 맡겨두고 이동하기로 했다.
삿뽀로-오오도리-스스키노-나카지마 고엔의 순서로 전철역이 이어져있는데 이번에 내가 묵을 숙소는 바로 나카지마 고엔, 즉 나카지마 공원 옆에 있는 큰 호텔이다. 크긴 하지만 워싱턴보단 조금 시설이 떨어진다고 해서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간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옆에 있는 공원 때문.

 

월요일 아침 삿뽀로 지하철 안의 모습. 출근시간이 지나서 한가하다.

짐을 호텔에 맡기고, 나중에 와서 체크인 하겠다는 말을 하고 가뿐한 몸으로 길을 나섰다. 오전중에 나카지마 공원에서 삿뽀로 역까지 전철 세 정거장을 걸어다니며 거리 구경을 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에 걸음을 빨리 하면서 다니기로 했다.





일본엔 예쁜 경차가 많다. [이게 일본 차라서 예뻐 보이는거지 원래는 우리나라의 마티즈 급]이라고 한다면야 할 말은 없겠지만, 그 색감이 참 개성적이어서 좋더라.



스스키노 거리 끝의 꽃가게. 인테리어가 멋지다.



어렴풋이 내가 잡힌다. 이런..



꽃을 이렇게 작은 포장으로 판매하는게 센스 있게 느껴진다. 아침 출근길에 저런거 하나 사서 들고 사무실에 들어가면 하루가 얼마나 상큼할까. 그러나 가격은 500엔. 우리나라 돈으로 4,000원.. 기분내기엔 좀 비싸구나.



가보고 싶었지만 끝내 갈 수 없었던 카니본가.
저기서 게 정식 먹으려면 5만원에서 9만원까지는 잡아야한다. 그 돈 내고 먹을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혼자 가서 턱하니 상 받기 쪽팔려서 말았다. 사실 해산물은 그 돈을 주고 먹을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다행이지)



맛 킹왕짱!
프레쉬니스 버거. 여기에도 있구나.
근데 스팸 버거는 무슨맛? 스팸맛? 생각만 해도 어우 짜..



작은 펍에서 맥주 홀짝일 기회를 여러번 노렸는데, 늘 사람이 너무 많아 멤돌다가 그냥 가야했다. 왁자지껄한 곳에서 혼자 술 마실 내공은 아직 없다. 지금은 편의점의 한정판 맥주로도 만족해용.



아아아아.. 나를 울게 했던 애완용품 가게의 강아지.
저거 실제로 보면 손바닥만하다. 미니 종류같은데, 태어난지 한달도 안된 저 어린걸 개 우리에 넣어서 팔려고 내놨더라.. 집에 있는 개가 생각나서 울컥 해서 나왔다.

 

우왓! 전에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맥도널드의 1인용 의자!
실제로 보다니 완전 신기하다+_+ 원래 저걸 보게 되면 들어가서 콜라라도 한잔 마셔볼까 했었는데 직접 보니 혼자 온걸 광고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앉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아침부터 부지런한 저 분은 맥도널드에서 공부 삼매경에 빠지셨네. 나는 관광에 빠졌답니다.





매일 스스키노 거리를 걸으며 훔쳐봤던 저널리스트 스탠다드.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자들이 입을만한 의상과 가방등을 파는 가게인데 컨셉이 멋있어서 끌렸다. 남자친구 생기면 저런 컨셉으로 옷 한번 사주고싶다.



어느덧 12시가 넘었다.
왼쪽 아래의 작은 포장마차에서 구운 옥수수를 파는데, 이것도 킹왕짱!! 정말 맛있다.
우리나라의 옥수수가 찰진 맛을 자랑한다면 여기의 옥수수는 아삭아삭한 맛을 자랑한다. 처음 먹어봐서 그런지 맛있고 신기하고 정말 최고였다. 한개에 300엔.

북해도에 왔으니 북해도 맥주를 마시러 가야지. 삿뽀로 공장에 가보자+_+



이 사진의 뽀인트는 색감이 예쁜 신호등.

가이드북에서 가르쳐준대로 갔더니 엄청 돌아간다.
그냥 삿뽀로역에서 가로질러 쭉 갔으면 나았을걸, 가이드북은 때로는 도움은 커녕 여행에 방해를 준다. (쳇)



드디어 삿뽀로 공장 도착~!



저 오른쪽 아래로 들어가면 안내데스크에 언니들이 있는데, 한국어로 된 브로셔를 줘서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3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2층 1층 순으로 내려오면서 관람해야 한다는 점.







삿뽀로 공장이 생겨날때부터 지금까지의 맥주를 비롯한 음료수들을 전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허덕이고 있을때 맥주를 만들어서 잘도 마셨단말이지.. (-_-)







맥주 만드는 과정을 귀여운 인형으로 표현.



2층에서 1층으로 이어지는 이 거대한 맥주 주조통이 실제로 씌였던 것이란다. 대단하다+_+





삿뽀로 공장의 현판들


 
1층 홀로 내려오니 삿뽀로 홍보 포스터들이 시대별로 쭉 진열되어 있다.



보고 한참 웃었던 다정한 맥주 세자매^^



아아아
내 평생 먹어봤던 맥주중에 최고!!!!

100엔이나 200엔을 내면 갓 만든 삿뽀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데, 대낮에 맥주 마시면 얼굴만 불콰해지고 보기 좋지 않을 것 같아서 100엔짜리 작은 잔을 주문했다. 옆에 있는 빨간 치즈는 맥주를 시키면 선택할 수 있는 안주.

내가 원래 탄산 종류를 못먹어서 맥주 또한 가까이하지 않는데, 어머 이게 왠일.
한모금 입에 머금었는데 목넘김이 예술인거다. 나도 모르게 원샷 해버렸다..

200엔짜리 시킬걸. 200엔짜리 시킬걸. 200엔짜리 시킬걸. 200엔짜리 시킬걸. 200엔짜리 시킬걸.

더 먹고싶은 욕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시음하는 곳에 있는 알바생이 너무 잘생겨서ㅠㅠ 얼굴 벌개진 애가 잔 내밀면서 더 달라고 하면 너무 진상일거 같아서ㅠㅠ 그냥 참고 자리를 일어서려는데 너무 아쉬워서ㅠㅠ

떨어지지 않는 발을 질질 끌고 그 자리를 나왔다.



지금 현재 삿뽀로 맥주회사에서 밀고 있는 맥주 종류들. 북해도에 있는 동안 저기있는거 거의 다 먹어본거 같다.



저 무심한듯 시크하신 모델아저씨를 봐라.. 맥주 안마시면 한대 때리게 생기지 않았는가.
먹어줘야지.



부드러운 맥주. 이 괜히 붙어있는게 아니란다.



맥주를 마시고 공장을 나서니 옆에 맥주와 징기즈칸 고기를 파는 음식점이 있다.

그래, 아쉬운 생맥주와 못먹었던 징기즈칸을 여기서 해결하는거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저 가게 안으로 척척 들어갔다. 원래 계획은 점심을 간소히 먹고 훗카이도 대학에 가서 대학생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며 아름다운 캠퍼스를 관람하고 어쩌고 였지만, 배고픔의 욕구 앞에 장사 없다.





대낮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맥주와 고기의 조합에 찬성을 보이며 자리를 함께 해주셨다. 이자리를 빌어 감사.



커흑.. 내 어찌 이런걸 마다하고 관광을 할 수 있겠는가!

완전소중 맥주에 살살녹는 양고기가 나를 보드랍고 상냥하고 우아하게 만들어주었다.
나중에 가격을 보고 잠깐 흠칫했지만. 1,800엔.

양고기 한 점, 양배추 한 조각까지 다 해치우고, 맥주도 마지막 한모금까지 꼴깍 삼킨 후 나는 가게를 나섰다.
오늘의 미션이 아직 두가지나 남았는데 여기서 퍼질 순 없지. 훗카이도 대학에 갔다가 오타루까지 가야하는데..
발걸음이 빨라진다.

친구들과 헤어져 모노레일을 타고 전철역으로 되돌아 가는 길.
속박에서 해방된 느낌과  홀로된 것에 대한 두려움, 앞으의 여행에 대한 설레임이 뒤섞여 마음이 두근두근한다.

 

오다이바에 와서 아무것도 못보고 그냥 가나 싶었는데 모노레일 안에서 볼건 다 본다^^;
레인보우 브리지와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가는구나~



축구 하는 초딩들
운동장이 깔끔하다
우리나라 초딩들은 흙바닥에서 뒹굴면서 잘도 하지만, 이런데서 하면 더 잘하지 않을까?
아닌척해도 이런건 참 부럽다.

 




저 건물은 대관절 어떤 곳이기에 입구에 저런걸 장식했을까?



아이디어 기발+_+ 젖소님들 한가하게 누워있는 저 틈에 껴서 낮잠 자고 싶구나~



햇볕은 쨍쨍 내 마음은 반짝!

전철역에 보관해둔 트렁크를 찾아 하마마츠쵸 역으로 가서 도쿄 모노레일 쾌속을 탄다.



강가에선 물놀이가 한창이다. 저들도 관광객일까?


이번 여행의 대박 뻘짓.
하마마츠쵸에서 공항까지는 직행은 20분, 완행은 30분이 걸린다. 나는 완행을 타고 여유롭게  셀카도 찍고 창밖도 보면서 가다가 국내선인 제 1청사에서 내렸다. '1청사는 국내선, 2청사는 국제선이니 1청사에서 내리면 되겠구나'.
국내선 타는데 한 시간 넘게 시간 여유를 두고 왔으니(보통 국내선은 탑승 20분 전까지만 수속하면 된다) 얼른 체크인 수속하고 점심 먹을 요량으로 트렁크 질질 끌고 공항 안으로 들어갔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내가 탈 ANA항공 접수처가 안보이는거라. 그 넓은 공항을 이리저리 헤메다가 결국엔 항공권 바우쳐를 들고 가 안내데스크에 갔다.

나 : where is this voucher exchange place?

1초만에 나온 그 여자의 대답. ANA 항공은 국내, 국제선 모두 2 청사를 쓴댄다.
 
헉.. 어쩐지 아무리 둘러봐도 ANA 항공 로고가 안보이더라니!
시간 여유두고 오길 잘했다 생각하면서 다시 모노레일 티켓을 발권하고 2청사에 가기 위해 서둘러 역으로 내려갔다. 근데 내려가니 모노레일에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는거다. 곧 문이 닫힐 것 같아 얼른 탔지.
모노레일이 출발하는데.. 이상하게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다시 하마마츠쵸로 가는 모노레일을 탄거다-_- 그것도 중간에 멈추지 않는 급행을.

지쟈스!!!!!!!!!!!!!

하마마츠쵸에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시간까지 합치면 한 시간 가까이 소요돼서 체크인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돼버렸다. 날씨는 좋고 사람들 표정은 하나같이 밝고 내 속은 타들어간다ㅡㅜ
하마마츠쵸에 내리자마자 그 무거운 트렁크를 아예 한 손으로 번쩍 들고 냅다 뛰어 올라가 반대편 게이트로 다시 내려오니, 나랑 같이 내렸던 사람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날 주목한다.

피 같은 10분을 기다려 완행 모노레일을 타고(정작 이럴때 급행은 안와-_-) 정거장마다 느릿느릿 내리는 사람들을 저주하면서 발을 동동 굴러 드디어 제 2청사에 진입했다.

시간은 1시 45분.. 내 바우쳐에 적인 비행기 출발 시간은 2시..

눈물이 찔끔 나는걸 꾹 참고 열라 뛰었다. 안내데스크에 가서 ANA항공 발권하는데가 어디냐고 물으니 티켓을 보고 안됐다는 표정을 짓는 도우미 언니. 말없이 손가락 세 개를 든다. 3층에 있다 이거지. 아직 2시가 안됐으니 어떻게든 우겨보자 생각하면서 3층까지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를 우당탕탕 트렁크를 부딪혀가며 무서운 기세로 올라간다.

올라가서 드디어 ANA항공 발권창구를 찾아갔다. 바우쳐를 내민 시간은 1시 50분. 창구의 언니는 스미마셍 이러더니 좀 전에 탑승 마감이 끝났댄다. 5분만 빨리 왔어도.. 5분만..

땀을 질질 흘리며 숨을 몰아쉬는 나를 두고 ANA항공의 창구 언니는 한참을 다른 승무원들과 상의하고 컴퓨터를 두들기더니 이렇게 묻는다.

한 시간 후에 가는 비행기가 있는데 그거 탈래요? 티켓 교환해드릴께요.

어.. 어어어어! 맞다. 나는 할인티켓이 아닌 정상 금액을 모두 주고 국내선 왕복 항공권을 구입한 것이었다.
그러니 다음 시간에 비행기가 있으면 자리가 있을 경우 그걸 탈 수 있었던 것.

돈 굳었다!!! 시간도 겨우 한시간 딜레이!!!

미친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활짝 웃는 나를 보더니 그 언니도 덩달아 웃는다.
다행이다.



이게 그 문제의 항공권. 나는 이걸 발권받기 위해 죽을 힘을 써서 몇 백 미터를 뛰어다녀야 했다.

한숨 돌리고 나니 배가 꾸르륵거린다. 그래, 너 아침 먹고 여지껏 굶었구나.
공항 1층에 가고싶었던 프레쉬니스 버거 가게가 눈에 띈다.
차라리 한 시간 늦게 가서라도 이거 먹고 가는게 낫다 싶다. 전화위복인건가 싶어 웃음까지 났다.
오리지날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쓸어담듯 맛있게 먹고, 또 늦으면 정말 큰일이다 싶어 얼른 탑승 게이트를 찾아 갔다.
 

이제 정말 간다. 북해도로 간다!
웃음이 사정없이 비어져나온다.



꺄악! 저게 무엇인고!
말로만 듣던 피카츄 비행기!!
자책으로 살짝 침체되어 있던 마음을 가뿐히 사라지게 해준 깜찍한 저 비행기. 쵝오!




하늘은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별게 다 피카츄다>_<
나중에 보니 뒷자리에 앉은 어린아이에게 피카츄 엽서를 주길래 나도 달라고 해서 두 장 받았다.
친구들에게 기념 엽서를 쓸까 하다가 그냥 다이어리속에 끼워넣었다.








어느덧 훗카이도 도착.
개척지라 그런지 밭이 반듯반듯하다.

여기서 오늘의 두번째 뻘짓. (또냐..)

10-12일 3일간 쓸 훗카이도 패스를 한국에서 미리 구매 해 갔다.

훗카이도 패스란, 3일간 기차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티켓(14만원)
이 티켓을 직접 개찰구의 승무원에게 보여 준 뒤 통과해야 한다.

치토세 공항(북해도 공항)에 도착해 훗카이도 패스를 먼저 발권하러 갔다.  JR 예매소에 들어가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3일치 좌석 티켓까지 모두 발권했다. 그러고 룰루랄라 즐거운 마음으로 모노레일을 타러 갔는데.. 이쁜 비행기 타고 맛있는 햄버거 먹고 3일치 좌석까지 훌륭하게 예약해서 너무 즐거운데다 무적의 3일 패스가 생겼다는 자신감에 찬 나머지 그 패스를 개찰구의 승무원에게 내밀어 버린거다. 그 사람은 당연히 개시 도장을 찍어줘버렸고.

행복에 가득차 삿뽀로행 모노레일에 몸을 싣고 가고있는데, 삿뽀로 역 근처까지 가서 생각이 났다.

근데 왜 내가 패스를 개시한거지? 나는 그 패스 내일부터 쓸 생각이었단말이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마지막날에 하코다테까지 기차타고 가야하는데 그냥 기차표를 구입하면 12만원이나 내야한다. 무슨일이 있어도 마지막날엔 꼭 패스를 써야하는데.. 이걸 첫 날 고작 1,040엔짜리 모노레일 티켓을 위해 패스를 개시해버리다니..

미쳤나봐.. 정말 미쳤나봐..

비행기 표 때문에 그 고생을 하고서도 정신을 못차렸나보다. 이젠 어이없어 말도 안나온다.

공항에 되돌아가자. 가서 JR패스를 발권해준 언니에게 사정해보자.
내가 내일부터 패스 쓴다고 스케쥴표까지 보여주고 좌석까지 예매해놓았으니까 실수로 이랬다는거 알아줄지도 몰라.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이젠 내가 너무 한심해져서 눈물이 나왔다. 혼자 여행한다고 신나서 계획짜면서 이런 바보같은 실수들로 고생하는게 너무 어이없고 챙피해서 눈물이 나더라.

일단 삿뽀로 역에 내려 30분을 기다려 다시 공항으로 되돌아갔다. 트렁크를 맡길 곳이 없어 그 무거운걸 계속 끌고 다녀야 하는 이 설움. 이 바보같은 짓..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JR 예매소에 들어가 나와 상담했던 언니를 찾았다. 그리고 그 언니에게 말없이 패스를 내밀었다.

그러자 언니가 패스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괜찮다는 표정으로 바로 티켓을 재발권해주는거다ㅠㅠ
언니 완전 사랑해요.. ㅠㅠ

별 말도 필요없이 우린 눈빛으로 티켓 재발권의 거사를 치뤘다. 그리고 가슴에 패스를 꼭 안은채 90도 각도로 인사하고 얼른 그 곳을 빠져나왔다.

모노레일 티켓을 발권하고 개찰구를 지나 삿뽀로행 모노레일을 다시 타니 왜 이렇게 다시 실실 웃음이 나는지.
후련해진 마음으로 삿뽀로 역에 도착했다.



이게 그 문제의 발단이 되었던 모노레일 티켓. 이걸 돈 주고 구입해서 탔어야했는데.



이게 삿뽀로 역사.
낮에 친구들과 헤어져 두번 뻘짓하고 삿뽀로에 도착하니 벌써 밤이다. 하루가 이렇게 허무하게 가다니.
그치만 무사히 삿뽀로에 도착했다는 기쁨이 그간의 고생을 보상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삿뽀로 역 옆에 위치한 다이마루 백화점. 원래 여기서 쇼핑하고 싶은게 몇 가지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 끝내 못갔다.



오른쪽의 높은 흰색 건물이 내가 하루 묵어갈 워싱턴 호텔.
혼자 다닐 때 만큼은 호텔로만 다니기로 했다+_+



체크인 하고, 다음날 먹을 조식까지 예매해놓고 올라온 14층. 여기는 여성 전용이라 레이디 전용 카드가 없으면 아예 올라올 수가 없다. 왠지 안심이 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렇게 깔끔할수가!
침구가 깔끔하고 침대 옆의 탁 트인 전망 최고! 누워서 내려다보면 삿뽀로역이 한눈에 보인다.



침대 옆은 통마루판으로 되어있어 맨바닥에 바로 발이 닿는 걸 방지해주고 물건을 놓을때도 편리하다.



다이마루 백화점이 한눈에 보여용.. 하하하하



침대 발치엔 LCD 티비와 동그란 가습기, 미니 냉장고, 가방 받침대 등이 있다.



발을 쭉 펼 수 있는 깊은 욕조가 있어 반신욕할때 딱이다.



레이디 플랜으로 가입했더니 이것저것 어메니티가 한가득이다+_+



짐을 풀고 늦은 저녁을 먹으로 밖으로 나왔다. 삿뽀로역 앞에 있는 호텔에서 오오도리를 거쳐 스스키노 시내까지 걸어간다. 말로는 전철 두 정거장이라지만 20분이면 걸어갈만큼 간격이 작다.

세이부 백화점을 지나쳐가며 한컷. 엄청 흔들린다.



오오도리 공원에선 삿뽀로의 상징인 텔레비젼 탑이 전구를 밝히고 있다. 오후 9시부터 30분간만 색이 다양하게 변화한다는데 마침 그 시간에 딱 걸려서 한참 구경했다.







여기가 바로 향락의 도시 스스키노. 삿뽀로 제일의 번화가다.
번쩍번쩍한게 눈이 휘둥그레진다. 삿뽀로에서 오오도리까지는 지나는 사람이 별로 없더니, 다 여기로 모여들었나보다.

북해도 까페와 여행 책자에서 공통으로 추천하는 징키스칸이라는 양고기 전문점이 있다. 여행 첫 날이니 맛있는거 먹고 힘내자 싶기도 하고, 일본은 혼자 밥먹는걸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용기내어 고깃집에 가기로 했다.

스스키노 거리를 두 번 돌고서야 징기즈칸 요릿집을 찾을 수 있었다. 줄이.. 가게 밖으로 20미터는 넘게 서 있는 듯 했다. 현지 일본인들, 대만 중국 관광객들, 한국 관광객들까지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길게 서있었는데 그 줄의 꽁무니에 서서 30분 간 기다리다가 반도 안 줄어들길래 포기해버렸다.

고기 안먹고 만다! 

시부야에서 먹었던 감동의 라멘이 생각나 뜨끈한 국물로 요기를 하자 싶어 이번엔 라멘요코초엘 찾아 갔다.
안양 시장의 순대골목처럼 한 골목이 전무 라멘집으로 되어있는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제일 유명한 라멘가게인 '만류 라멘'과 그 맞은편에 훨씬 줄이 긴 라멘가게가 나란히 있었다. 고민하다가 사람이 더 많은곳이 맛있겠지 싶어 그쪽에 줄을 섰다. 누가 다 먹고 비켜야 앉을 수 있는 자리인탓에 결국 한 시간을 기다려서야 그 유명하신 라멘 맛을 볼 수 있었고, 시부야만큼의 기대에 못차 눈물을 흘리며 가게를 나와야 했다ㅜ

알고보니 일본은 지역마다 라멘의 종류가 틀린데 북해도의 특색은 꼬들꼬들하고 굵은 면발이었으니 시부야의 야들야들한 맛과는 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한시간 반을 기다려 라멘 한그릇 먹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 발걸음은 가볍고 배는 부르고 아이쿠야 좋구나~
편의점에 들러 북해도 한정판 맥주와 안주를 사들고 들어왔다. 북해도에 있는 내내 한정판 맥주를 마시리라.

뜨거운 물에 몸을 담구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니 여기가 천국 같다.



밤에 살짝 비가 내렸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부드러운 순면의 잠옷을 입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창가에 앉아 사진을 찍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중에 하나였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찍으려다가 창 밖이 더 보기 좋아 그곳을 찍었다.
이렇게 좋을수가.







티비를 켜니 내가 좋아하는 야기라 유야가 나온다.
짜식.. 그새 자랐다.
<아무도 모른다>에서의 그 서늘한 눈빛을 가진 소년을 티비에서 보다니. 좀 자랐지만 포스는 여전하다.
얘기 최연소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한애다. 기억하자.





티비를 틀어보니 토호신기! 가 나온다.
한국에선 꽤 인지도 있는 탑 아이돌중에 하나인데 여기선 밤 열한시에 초딩들하고 농구 게임을 한다.
이런이런..

일기를 쓰고, 맥주를 마시고, 티비를 켜놓은채 잠자리에 든다.
푹 쉬고 내일부터는 강행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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