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오타루 갈때 오른쪽 좌석을 예매하면, 뜻하지 않게 이런 예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탁 트인 바다를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다.
오타루역 한 정거장 전인 미나미 오타루 역에서 내려서 슬슬 걸어가면 오타루를 대표하는 오르골 기념관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오르골관, 유리공예관, 음식점 등등을 구경하며 걷다가 운하를 보고 밥 먹고 돌아오는게 일반적인 코스.
이게 그 유명한 오르골관 본관과 그 앞에 있는 증기 시계탑이다.
코스만 죽어라 짰지 정작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턱이 없어서, 요 앞에서 오르골관이 어딨나 잠시 헤멨었다;
요건 오르골관 맞은편에 있는 교회? 성당? 정체를 알 수 없는 건물.
정시가 되면 오르골 벨이 울리는데 그 순간 이 마을은 동화의 나라가 된다.
오르골관 앞의 증기시계탑. 10분만 빨리 도착했으면 증기 내뿜는거 구경했을텐데 아쉽네.
정각 6시면 이 마을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는다. 그러니 빨리빨리 구경하고 운하쪽으로 가는게 오늘의 코스 완성에 도움이 되겠지?
오르골관의 내부. 2층에서 찍었는데 이거 세배는 더 크다.
노랗고 따뜻한 불빛이 사방에서 비추고, 오르골 음악이 잔잔하게 울려퍼지고, 환상의 나라에 발을 디디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특히 나에게 익숙한 눈의 꽃 오르골.
본인이 원하는 음악을 골라 오르골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잠시 오르골 전시회가 있었다.
오르골관에서 가장 사고싶었던 도자기 인형시리즈
한참을 침 질질 흘리며 빙빙 둘러보다가 마지막에 있는 애 데려왔다. 동생 선물로 곱게 바쳤더니 무척 좋아하더군. 흐흐흐.
아까 그 정체모를 건물 클로즈업.
시간이 많으면 들어가볼텐데..
북해도 한정판 키티 모음 수건(?)
연어알키티, 옥수수키티, 라벤다 키티 등등 웃긴거 되게 많다. 종류별로 사서 주변에 뿌릴까 하다가 너무 비싸서; 그냥 훗카이도 청사 키티 하나만 샀다.
상업의 나라답게 어딜가도 뭔 상징들이 이리도 많은지.
오타루의 상징은 부엉이랩니다. 부엉부엉.
캬하하하- 박용하 많이 출세했다.
큰 초밥집 진열장에 박용하 싸인이 턱하니 나와있더라.
화단의 아름다운 꽃.
이런거 가꾸는거 힘들지 않을까? 이런 소박한 멋이 부럽다.
완전 귀여워~~ >_<
유리공예관의 유리인형들. 오르골관에서 하도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더니 다른 가게에서도 찍어도 되는줄 착각해서 한 장 찍고 바로 제지당했다; 하긴, 작품 사진을 멋대로 찍는건 예의가 아니지.
저녁 6시가 되자 날은 완전히 저물었고, 여기저기서 가게 문 닫는 소리가 들리고, 인적이 점점 뜸해져서 서둘러 운하를 찾아갔다.
캬.. 사진으로 보던거랑 똑같다;
근데 왠지 보통 사람들이 많이 찍어오던 그 각도가 아닌것 같은데,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운하 옆의 어두컴컴한 길에서 사람들 목소리가 웅성웅성하게 들린다.
저기에 길이 있나 싶어 가보니 운하 옆으로 꽤 큰 길이 있고 어두울뿐이지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자고로 관광지에선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구경거리가 있는 법. 한 무리가 지나가길래 냉큼 따라갔다.
오호~ 그렇지~ 이거야!
역시 사람은 눈치가 빨라야한다 호호호.
나는 운하의 저 끝 반대편에서 이쪽을 보고 있었던거였다.
이 방향이 제대로네~ 운하 야경미션 성공!
여기서 셀카를 찍고싶었는데 dslr로는 도저히 셀카가 안나오고, 소니 디카는 iso 기능이 거의 없어서 온통 깜깜하게만 나와서 안되겠더라. 아쉽지만 인증샷은 여기까지.
이 운하에 늘어서있는 창고는 대부분 이렇게 음식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혼자 밥 먹는거에 이젠 익숙하지만, 가족들끼리 오손도손 모여서 화목하게 먹는 식당에까지 가기엔 아직은 무리.
이게 오타루 주변을 순환하는 버스.
저렴한 가격에 관광지를 한눈에 파악하기 좋다. 나중에 다른 관광지에 가게 되면 이 버스도 동선에 짜 넣어야겠다.
오타루 시청이던가 뭐던가. 암튼 나라일에 쓰이는 건물이라네.
삿뽀로로 돌아오는 마지막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어두운 밤에 홀로 호텔에 돌아가자니 기분이 묘하다.
호텔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향락의 스스키노 거리로 외출을 나갔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또 라멘요코초에 갔다. 이번엔 전날 고민하다가 밀려난 원조 라멘집 만류 라멘으로 결정. 돈코츠 라멘을 시켰더니 고기가 한가득 올려진 한눈에 봐도 늬끼한 라멘이 나온다.
보기와 틀리게 고기가 야들야들하고 감칠맛나는게 내 입맛에 딱이다-ㅠ- 배가 터지기 직전까지 먹었지만 워낙 라멘 양이 많아 2/3밖에 못먹었다. 싸들고 가서 내일 아침에 먹으면 딱 좋겠다 생각했지만 그건 진짜 진상인거고;
여기가 내가 이틀동안 저녁을 해결한 라멘요코초 골목. 그 아래 첫 집이 오늘 저녁에 갔던 만류 라멘.
일본 현지인들은 이곳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그저 그런 집이라고 혹평한다던데, 일단 내 입에 맞으면 그걸로 만고땡. 그러고보면 명동에 있는 수많은 외국인을 상대하는 식당들도 다 이런 이유로 장사가 되는게 아닐까.
라멘을 먹고, 스스키노의 거리를 걸으며 한가롭게 숙소로 돌아가는 길. 왠 할배가 마티즈 비슷한 차를 타고 옆에 슬슬 따라붙더니 헌팅을 한다. 처음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살짝 웃어주고 갈 길 가는데, 이 할배가 계속 따라오는거라. 그때서야 감을 잡았다. 말없이 인상 팍 쓰고 휙 뒤돌아 갔더니, 차로 빵빵 클랙션을 울리고 가버린다. 내가 할배랑 노느니 스스키노에 깔린 호스트들이랑 놀겠다!
호텔 옆에 공원이 있어 약간 외진 감이 있어서 안그래도 신경쓰였는데 할배가 제대로 웃겼다. 호텔 앞 편의점에서 맥주와, 약간의 안주와, 내일 아침에 먹을 샐러드를 사서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이 꽤 큰 편이다. 방으로 들어가는 길.
오예~ 오늘도 투 베드룸!
널찍하게 잘 쓰겠습니다~!
샤워 후 유카타 입고 한컷.
제대로 된 유카타는 여기 와서 처음 입어본다.
너무 길어서 아주 거치적거린다-_-;;
짐을 정리하고, 맥주를 마시고, 티비를 보며 일기를 쓴다.
하루하루가 평화롭고 흥미있다.
여행이란게 사람을 이렇게 변화시키는건가 스스로 놀라워하고 있다.
내일은 드디어 비에이에 자전거 타러 간다+_+